어느덧 올해의 설날도 훌쩍 지나고 대보름이 다가오고 있는데요. 2021년 정월대보름 날짜를 알아보고 더불어 예부터 정월대보름에 준비해서 먹었던 음식이나 놀이문화 그리고 이러한 풍습이 가진 의미도 알아보도록 할게요.
2021년 정월 대보름 (풍습, 음식, 놀이)
예부터 대보름 전날 밤에는 집집마다 밥을 얻으러다니거나 오곡밥을 나눠 먹기도 하고 이날 먼저 잠에 들면 눈썹이 하얗게 센다고 믿어 잠을 참으며 밤을 새우기도 했습니다. 이때 잠을 참지 못하고 잠이 든 아이를 놀려주려고 어른들이 몰래 아이들 눈썹에 쌀가루나 밀까를 발라 흰 눈썹을 만들어 놀려주기도 했습니다.
저도 어렸을 적엔 이웃이나 근처 지인분들과 오곡밥을 바꿔먹으며 초등학교가서 친구들이랑 재미로 "내 더위 사가라!"하고 더위 팔기 놀이도 했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지금은 코로나 19로 인해 아이들이 등교를 못 하는데 요즘 아이들도 정월 대보름에 저와 같은 더위 팔기 놀이를 했는지 궁금하네요.
1. 정월대보름의 의미
한 해의 첫 보름이자 보름달이 뜨는 날로 매년 음력 1월 15일을 말합니다. 정월대보름은 전통풍속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몇안되는 풍습 중 하나인데요. 농경사회였던 과거에는 대보름이 뜨는 때가 농사를 시작하는 날이라 하여 설날이나 추석만큼 중요한 명절로 여겨졌습니다.
🌕 2021년 정월대보름 : 2월 26일
2. 정월대보름 음식
1) 오곡밥
정월대보름에는 그 해의 곡식 농사가 잘 되기를 바라는 뜻으로 농사 짓는 사람은 농사지은 곡식을 종류별로 넣어서 오곡밥을 지었습니다. 오곡밥은 풍농을 기원한다는 의미에서 농사 밥 또는 대보름 즈음에 먹는다 하여 보름밥이라고도 합니다.
오곡밥은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쌀, 조, 수수, 팥 콩 등 다섯가지 곡식을 섞어 지은 밥으로 찰 곡식으로만 밥을 지으면 찹쌀, 찰수수, 차좁쌀, 붉은팥, 검정콩 등 다섯 가지 곡식을 넣어 짓기도 합니다.
오곡밥은 정월대보름 전날 저녁에 미리 지어 보름나물과 함께 먹으며 다른 성을 가진 세 집 이상의 밥을 먹어야 그 해 운이 좋다고 하여 서로 오곡밥을 나누어 먹는 것이 풍습이었습니다.
2) 보름나물 (진채)
진채는 묵은나물이라는 뜻으로 버섯, 오이, 가지 껍질, 박, 무잎 등과 같은 각종 채소를 말려둔 것을 일컫습니다.이는 우리나라 풍속을 설명해 놓은 '동국세시기'에 '정월대보름에 진채를 삶아서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라고 보름나물을 설명하고 있어요.
진채는 오곡밥과 함께 아홉 가지 혹은 열 가지나물을 먹지만 사정에 따라 세 가지의 나물로 줄여 준비하기도 합니다. 또한 고추나물, 취나물 등 산에서 채취하는 나물뿐 아니라 시래기나 무청과 같이 말린 나물을 먹기도하며 콩나물이나 숙주, 바닷가 근처에서는 해초를 함께 섞는 등 여건, 지역에 따라 상황에 맞춰 준비해 먹었습니다.
3) 부럼깨기·부럼(부스럼)깨물기
한 해 동안 각종 부스럼을 예방하고 치아를 튼튼하길 기원하는 뜻에서 호두, 은행, 잣, 날밤 등 껍질이 딱딱한 견과류를 정월대보름 아침에 어금니로 깨물어 먹는 풍습입니다.
이 밖에도 차갑게 마시는 귀밝이술(이명주), 솔잎을 깔고 찌는 솔 떡, 약밥도 정월대보름에 챙겨 먹는 음식입니다. 전부 챙기긴 어렵지만 가볍게 견과류 먹으며 부럼깨기 풍습에 참여하며 대보름을 기념하며 올 한 해 건강을 기원하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3. 정월대보름 풍속 놀이
1) 달맞이
정월 대보름 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풍속으로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초저녁에 횃불을 들고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을 달맞이라고 하며, 먼저 달을 보는 사람이 길하다.'라고 한다. 때문에 남보다 먼저 보름달을 보기 위해 앞 다투어 산에 올라 달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2) 달집 태우기
나뭇가지나 솔가지를 쌓아 달집을 짓고 정월 대보름 달이 떠오르면 불을 놓아 질병과 근심 없는 밝은 한해를 기원하는 풍습입니다.
3) 쥐불놀이
달집에 불을 붙이는 달집 태우기를 시작으로 횃불을 이용해 논두렁, 밭두렁에 불을 놓아 태워서 쥐를 잡는 풍습입니다. 쥐불놀이는 잡초를 태우는 동시에 각종 해충이나 들쥐 등을 태워 한 해동안 병충해 및 쥐 피해를 막고 태우고 남은 재는 논밭의 거름으로 쓰기 위함입니다.
쥐불놀이는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뚫고 긴 줄을 매단 깡통에 짚을 넣어 불을 붙인 후 동그랗게 빙빙 돌려 논·밭에 불을 붙이는 식으로 합니다.
4) 더위 팔기 (매서)
정월대보름 이른 아침에 친구 이름을 부르고 친구가 대답을 하면 '내 더위 사가라.'라고 외쳐 대답을 한 사람에게 더위를 파는 풍습이다. 이는 더위에 들어 몸이 상하는 것을 예방하는 주술적 의미를 놀이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 외에도 대보름 전통 풍습 지신밟기, 액막이 연날리기가 있어요. 코로나 19 이전 같았으면 지역축제로 곳곳에서 달집 태우기, 쥐불놀이를 구나 시에서 주관하여했을 텐데 요즘은 조심해야 하는 때이다 보니 모두 취소되었네요.
아쉬운 대로 가족끼리 달맞이 소원빌기나 더위 팔기, 눈썹 장난치면서 집콕 놀이처럼 정월대보름을 기념하는 것은 어떨까요? 저도 올해에는 달맞이 때 코로나 19 종식시켜달라고 빌어볼까 합니다.
여러분의 올해 달맞이 소원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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